달리기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인간 운동이자, 육상의 대표 종목입니다. ‘달리기’는 단순한 체력 활동을 넘어, 신체 구조, 정신력, 습관, 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차원의 스포츠입니다. 특히 세계 최정상에 오른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 그들이 가진 능력의 원천이 과연 재능인지 노력인지에 대해 늘 논란이 이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선수들의 인터뷰, 스포츠 과학 연구, 유전학적 요소, 심리적 지속력까지 다각도로 분석하며 “엘리트 선수들은 재능과 노력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봅니다.
타고난 재능: 유전과 생리학의 역할
엘리트 선수들이 말하는 '재능'은 단순히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능력" 그 이상입니다. 생물학적으로는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심폐능력, 근육섬유 구성, 골격 구조, 에너지 대사 능력 등이 포함되며, 이는 달리기 퍼포먼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근육 섬유 구성은 달리기 능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속근(Fast Twitch) 섬유가 많은 사람은 단거리, 지근(Slow Twitch)이 많은 사람은 장거리 종목에 유리합니다. 이 구성비율은 대부분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으며, 훈련으로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단거리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는 폭발적인 속근 구성과 긴 다리, 짧은 상체의 골격 비율이 뛰어난 속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 심박출량, 체지방률 등 다양한 요소도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케냐, 에티오피아 등의 동아프리카 선수들이 장거리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 지역 인구의 선천적인 심폐능력, 산소 활용 능력, 저산소 적응력 등 유전적 특성이 뒷받침된 결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스포츠 과학계는 “재능은 고성능 기계의 기본 설계에 불과하며, 이를 운전하는 능력은 결국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재능을 가지고도 기량을 꽃피우지 못한 선수들이 있는 반면, 보통 수준의 선천 조건을 극복한 사례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지속적 훈련과 노력: 기술, 루틴, 심리의 결정력
엘리트 선수의 일상은 ‘훈련’이라는 단어로 단순화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삶은 체계화된 루틴과 과학적 원칙에 따라 철저히 구성되며, 기술 숙련도, 정신적 인내심, 회복과 재생 관리까지 포함한 총체적 노력의 산물입니다.
기술적으로 달리기는 매우 정교한 동작의 반복입니다. 발의 착지 각도, 보폭과 주기, 팔의 움직임, 호흡의 타이밍 등 모든 요소가 협응 되어야 비로소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들은 수천 시간의 반복과 피드백을 통해 정밀하게 조정됩니다. 많은 엘리트 선수들은 “잘 달리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달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훈련 강도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 성공을 좌우합니다. 일관된 루틴을 수년간 유지하는 힘은 단순한 체력이 아닌 정신적 회복탄력성(Resilience) 에서 나옵니다. 실제로 국제 육상 선수 중 70% 이상이 경기 전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하지만, 이 감정을 통제하고 루틴을 지켜나가는 힘이 경기력과 직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킵초게 엘리우드 등 세계적 마라토너들은 “쉬고 싶을 때도 달렸고, 포기하고 싶을 때 더 달렸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노력’을 단순히 반복의 개념이 아닌, 자기 통제력과 회복력의 결합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말하는 진짜 성공 요인
세계적인 육상 선수들의 인터뷰를 분석해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나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성실함과 꾸준함을 더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는 것입니다.
우사인 볼트는 “나는 훈련이 싫었다. 하지만 경기에서의 10초를 위해 수천 시간을 투자했다”고 밝혔으며, 마라톤 세계 신기록 보유자 킵초게는 “성공은 재능이 아닌 습관에서 나온다”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엘리트 선수들이 재능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재능을 ‘기회의 문’이라면, 노력을 ‘그 문을 통과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합니다.
이와 함께, 스포츠 심리학자들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중요한 성공 예측 요인임을 강조합니다. 재능이 아니라, “나는 할 수 있다”고 믿는 믿음이 높은 선수일수록 훈련의 질과 경기 집중력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최근 스포츠 과학은 빅데이터, 생체 모니터링, 회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선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 훈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훈련을 통해 유전자적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엘리트 달리기 선수들의 성과는 단순히 ‘재능’과 ‘노력’이라는 이분법으로는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선천적인 유리한 조건은 분명 강력한 기반이 되지만, 그 위에 쌓이는 훈련의 강도, 루틴의 지속성, 정신적 회복력, 과학적 접근이 더해져야만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이 완성됩니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재능이 없다면 체계적인 노력으로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고, 재능이 있다면 그것을 꽃피우기 위해 더더욱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달리기, 혹은 삶의 목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능을 기다리기보단 오늘 할 수 있는 훈련을 시작하세요. 꾸준한 반복은 결국 당신을 놀라운 곳으로 데려다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