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을 하며 본인의 기록을 단축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속도를 무작정 높이는 것은 부상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에너지 소모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케이던스(Cadence)'이다. 케이던스는 1분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의미하는데, 이 수치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달리기의 효율성은 물론, 전체 기록까지도 바뀔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케이던스의 개념과 측정 방법, 그리고 기록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절 방법까지 단계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케이던스란 무엇인가 – 러닝 효율의 핵심 지표
케이던스란 1분 동안 양쪽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1분 동안 오른발이 85번 닿는다면, 전체 케이던스는 170이 된다. 일반적으로 러닝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자들의 케이던스는 150~165 정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엘리트 러너나 마라톤 선수들의 경우 180 이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케이던스가 왜 중요한지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에너지 효율이다. 보폭이 너무 넓어질 경우 착지 시 무릎이나 고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지며, 이로 인해 에너지 낭비가 심해진다. 반면, 케이던스를 높이면 발의 착지 시간이 짧아지고 지면 반응이 빨라져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부상 방지다. 낮은 케이던스로 뛸 경우 착지 시 충격이 집중되는 부위가 뒤꿈치로 몰리게 되어 족저근막염, 무릎 통증, 고관절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케이던스를 유지하면 충격이 분산되고 관절과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든다.
케이던스를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현재 수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스마트워치나 러닝 앱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며, 간단한 방법으로는 30초간 달리기를 하며 한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를 세고 이를 두 배로 곱해 1분 기준 수치를 계산하는 방식이 있다.
적절한 케이던스 찾기 – 개인 맞춤형 접근법
모든 러너가 똑같은 케이던스를 목표로 삼을 필요는 없다. 180이라는 수치는 엘리트 러너에게서 관찰되는 평균값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신장, 다리 길이, 체중, 유연성, 러닝 경력 등 다양한 생리학적 요소에 따라 이상적인 케이던스는 달라질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케이던스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수치를 기준으로 점진적으로 수치를 높여보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현재 케이던스가 160이라면 일주일간 165를 목표로 달린 뒤, 적응 정도에 따라 170, 175로 천천히 올려야 한다. 급격하게 수치를 높이면 오히려 폼이 망가지고 피로가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의해야 할 점은 케이던스를 높인다고 해서 반드시 속도가 높아지거나 기록이 단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케이던스를 높이되, 페이스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보폭과의 조화다. 보폭이 너무 좁아지면 제자리 뛰기와 다름없는 형태가 되며, 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케이던스와 보폭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케이던스 조절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기 전에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변화에 따른 신체 반응과 러닝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심박수, 평균 속도, 착지 시간, 회복 시간 등을 함께 체크하면서 어떤 케이던스가 가장 효율적인지를 찾아야 한다.
케이던스를 높이기 위한 실전 훈련법
케이던스를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몸의 리듬과 근육의 반응을 조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아래는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훈련 방법들이다.
첫째, 메트로놈 훈련법이 있다. 스마트폰 앱이나 스포츠 워치의 메트로놈 기능을 활용해 분당 170~180비트로 설정한 후, 이 리듬에 맞춰 달리는 훈련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으나 반복하면 점차 리듬이 몸에 익는다. 특히 청각 자극은 신체 리듬 학습에 효과적이다.
둘째, 고정 케이던스 러닝이다. 기존 러닝과는 다르게,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케이던스만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훈련이다. 이 방식은 근육의 효율적인 사용을 유도하며, 체력의 낭비 없이 기록을 단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셋째, 하체 근력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케이던스를 높이기 위해서는 발을 빠르게 떼고, 착지를 안정화할 수 있는 근력이 필요하다. 힙 쓰러스트, 런지, 점프 스쾃, 발목 반동 훈련 등은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고관절과 햄스트링의 근력 강화는 착지 후 빠르게 추진력을 얻는 데 필수적이다.
넷째, 단거리 템포런을 활용하자. 처음부터 장거리에서 케이던스를 올리기는 부담이 되므로 3~5킬로미터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목표 케이던스를 유지하며 달리는 템포런을 반복하면 케이던스 유지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착지 형태의 교정이다. 뒤꿈치로 착지하는 힐스트라이크 방식은 케이던스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미드풋이나 포어풋으로 착지하는 방식으로 점진적인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도 무릎과 종아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록 단축을 원하는 많은 러너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리듬’이다. 러닝은 단순한 반복 운동이 아니라, 리듬과 효율의 운동이다. 케이던스를 통해 발걸음의 리듬을 제어하면 러닝 전체의 흐름이 바뀌고, 결과적으로 속도는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케이던스를 올리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영역은 아니며, 중장기적인 계획과 꾸준한 훈련이 필요한 영역이다. 자신의 신체 조건을 고려해 최적의 케이던스를 찾고, 이를 꾸준히 훈련을 통해 체화하는 것이 러닝 실력 향상의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지금 당장은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관된 리듬 훈련과 러닝 데이터를 통해 자신만의 최적 케이던스를 찾아 나간다면, 어느 순간 기록은 자연스럽게 단축되어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자신이 달리는 리듬을 인식하고, 작지만 체계적인 변화를 통해 기록이 단축되는 효과를 느껴보자.